방가링~
오늘은 어제 보고 온 운전면허 필기 후기를 찔까함
2020년은 그야말로 코로나 어택으로 마치 200만원어치 대게를 열심히 파먹었지만 허기는 가시지 않고
입가에 묻은 게살만이 내가 게를 먹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것 같았던 해.
나 역시 존나게 허무한 이 feeling을 없애고자 민증을 받은 이래로 차 사기 전까지 필요없다고 올곧게 무시해오던 운전면허를 따기로함.
그렇지만 유전자에 새겨진 게으름을 무시 못하고 2n년째 살아가는 나로써는 도무지 찾아보는 짓을 하지 않음
(핑프라 이말임)
대충 서너개 읽어보고 실전으로 부딪치자 ㅋ 라는 심정으로 잽싸게 면허따기 전 교통교육을 신청함.
어떤 지혜로운 분의 후기를 통해
교통교육 → 신체검사 →학과시험(운전면허 필기)→기능시험(장내시험) →도로주행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함을 알게
됐는데 [교통교육→ 신검→ 학과시험]을 한번에 해결하려면 아침일찍 가는 것이 좋다는 말을 믿고
당당히 12월 31일 9시 30분 교육을 신청함.
이때까지도 어떤 고난이 닥칠 지 전혀 모른채 최고의 드라이버가 돼있는 내 모습을 떠올림.
전날 밤 아빠 찬스를 쓰고자 내일 면허시험장까지 데려다 달라했더니
내일(12월 31일) 제일 춥대는데 러시아산 동태가 되야겠냐며 뜯어말렸지만
이미 차끌고 손주 영어유치원 데려다 주는 내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에 멈출 수 없었음
당일날 아침.
8시 알람을 맞췄지만 거짓말처럼 7시 30분에 눈이 떠짐
눈을 뜨자마자 눈알에 서리는 한기로 냉랭한 지옥이 펼쳐진 바깥세상을 직감함.
진심으로 30분간 고민했음.
'꼭 면허가 필요한가? 차도 없는데 괜한 염병이 아닌가? 오늘말고 다음주도 있는데 나가야 할까?'
이러다 면허없이 평생 인력거를 지고 달릴지 모르는다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갈굼으로써 고민의 답을 내리고 일어나서 씻고 택시를 타고가기로 결정함
도착만 하면 교통교육에서 신검까지 알아서 될 줄 알고
지각만 안 하면 됌ㅎㅎ 하고 9시 6분에 도착한 나 자신을 대견해했음.
(신검을 하는 면허시험장이 있고 그렇지 않은 시험장이 있으니 잘 찾아보고 가세요)
입구에서 열체크 후
"내가 교통교육을 받으러 왔다 전해라!!!!" 하는 심정으로 당차게 민원실로 입성.
당연히 세상사람들은 이미 면허를 다땄고 이제 미자 딱지를 뗀 부지런한 친구들 몇 명 정도와 나 이렇게 31일을 알차게 보내는줄 알았건만 혼란한 풍경에 정신이 어질해졌음.
너무 많은 인파로 놀란 나머지 사진을 못찍음.
심지어 그냥 3층으로 올라가 교통교육을 받으러 가면 되는데 민원실에서 혼자 난리부르스 춤;;
간신히 3층으로 올라와 지문인식과 신원확인 후 좌석을 배정받고 교실로 입장했는데
사진 구도가 구리지만 교실 양끝으로 책상이 꽉 차있는데 띄엄띄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음
그런데 다들 이상하게 종이를 한장씩 들고있는게 아니겠음?
나를 제외하고 장 안에 있는 모두가 의문의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불현듯 불안감이 몰려옴
파워 ENTP인 나는 당당히 물어볼 수도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서적 거리도 멀어진 타인에게 질문을 할 수 없는 추운 아침이었음.
그렇게 불안감을 안고 시작된 영상을 쳐다보고 있어야만 했음.
교통교육을 받는 동안에는 졸아서도, 핸드폰을 해서도 안 되는 극한의 환경에서 1시간동안 영상을 봐야함.
교육영상은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기 땜에 못찍음.
영상이 끝난 후에야 그들의 손에 들린 종이가 신체검사 확인서라는 것을 알게됨
왜 저렇게 급하게 신검을 받았지?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길잃은 어린양은 다시 1층 민원실로 내려가 혼탁한 현장을 마주함
자료조사를 전혀 하지 않은 새내기 1학년처럼 허버허버 인포메이션 창구에 이게 무슨 상황인지 물어봄
(모자와 안경과 마스크로 가려진 나를 정말로 이제 막 어른이 된 겉늙은 20살로 봤는지 정말 친절하게 응대해주신 분 감사합니다.)
먼저, 접수표를 뽑고 건네받은 응시표를 작성해서 옆건물 1층에서 신검을 받고 다시 민원실로 돌아와 접수표의 번호를 기다리면 된다 는 아저씨의 조언으로 잽싸게 접수표를 뽑아 옆건물로 달려감 ㅇㅇ 정말 희한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음
잽싸게 응시표에 증명사진 2장을 붙여서 옆건물로 헐레벌떡 달려감
신검하겠다고 접수하면서 7500원을 뜯김
검사받으면서 다 틀리는데요,,,? 라는 대답과 함께 떨어진 시력에 절망함
신검 마치고 다시 혼란지옥 민원실로 돌아와 내 번호를 기다림
그런데 내 접수표의 번호를 확인해보니
자그마치 240번이었음.
뭔가 단단히 잘못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음
9대의 번호 알림판이 번쩍이며 수십개의 번호를 불러제꼈지만 정말 좀처럼 240번을 불러주지 않았음
언제 시험을 칠 수 있는거지...? 라는 생각에 번호표를 쳐다보며
왜 그들이 미리 신검을 받고 교통교육을 들었는지 깨달음
다시 한 번 K-부지런함에 경의를 표하게 됨
(보통 신검받고 교통교육을 먼저 들어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역마다 다를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240번"
날씨만큼 쟈가웠던 기계음을 반갑게 맞이하며 접수처를 들이받을 기세로 달려나감
학과시험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10,000원을 뜯김
얼른 학과시험실 3층으로 올라가라는 데스크의 말씀에 이 많은 인파에 밀리겠다 싶어 쥐나는줄 모르고 3칸씩 계단을 오름
이제 시험보고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후후 이정도면 많이 헤매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기특히 여기며 입장했는데
^^,,,,
집에 돌아갈 수 없음을 직감함...
몇개 읽어보지 않은 다른 분들의 후기에선 대기없이 자리에 가서 시험보고 바로 집에 간다라고 되어있던데
다들 엄중한 심판을 기다리듯 자리를 지키고 있었음
그리고 믿고 싶지 않은 내 수험번호
그렇게 억겁의 시간을 지나 내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시험장에 입실해 컴퓨터로 시험을 침.
핸드폰은 끄고 보관함에 두고 시험을 치게 되어있음
(2종은 60점/ 1종은 70점이어야 필기 합격)
76점으로 당당히 합격 v^^v 뿌이
세상 만사를 만만히 보는 내 태도를 업신여긴다는 듯한 문제들 때문에 당혹스럽기도 했음
한 해의 마지막에 쟈근 수확을 걷고 뿌듯한 나머지 아침보다 조금 따뜻해진 영하 9도의 날씨를 망각한 채 학원을 등록하러 감.
대일 면허학원은 집에서 너무 멀고 학원비가 비싸다는 소문에(심지어 이것조차 확실히 확인하지 않는 핑프)
가까운 실내연습장으로 등록을 결정함.
현란한 입구를 보고 어쩐지 사람이 많겠다 싶었는데 별로 없었고 나의 둔한 운동신경을 믿을 수 없었기에 15시간 속성반 말고 합격보장반을 결제
고수의 운전연습은 다른 후기에서 자세히 찔까함.
정말 길고 긴 하루 였지만 무사히 마침.
요약&꿀팁)
면허 전체과정 : 교통교육 → 신체검사 → 학과시험(필기) → 기능시험(장내시험) → 도로주행
필기시험 시 준비물 : 신분증, 증명사진 2장, 접수비(대략 넉넉히 3만원을 챙기길 추천)
필기시험의 구체적 과정 : 교통교육 → 민원실에서 번호표 뽑고 응시표 작성 → 신검 → 번호표 대기 →학과시험등록 →학과시험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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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듀윌 운전면허 빨간색 답만보고 초고속 합격 책을 1회독 후
시험 하루 전 면허시험 어플로 40문제 모의고사 6회를 풀기
(생각보다 처음보는 문제들이 많았는데 직전에 풀었던 40문제 모의고사가 도움이 됐고 책에 문제가 왜그렇게 많이 실려있는지 이해가됐음)
2. 신검을 미리 받고 교통교육 듣기 (가능하다면)
3. 집에서 면허시험장까지 멀다면 [교통교육→신체검사→학과시험(면허필기)] 이과정을 한번에 끝내기위해
교통교육을 아침일찍 잡는 것을 추천 예) 교육시간은 9시30분부터 있기 땜에 9시30분에 하는 걸 추천함
한 해 뭐라도 건진것 같아 정말 뿌듯했음
최고의 드라이버가 되기 위한 여정은 멈추지 않을 것임
다음 기능과 도로주행으로 돌아오겠음
다들 새해복 많이 받고
잘가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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